程叔子 이르기를 天下의 人心을 管攝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그 根本을 잊지않게 하려면 모름지기 譜系를 밝히는데 있다 하였으니 族講가 비록 一家의 私事나 그 世道에 關與됨이 重且大하니 譜를 慎重치 아니할 수 없다. 國家로서 史記가 없으면 年代와 國都를 莫懲하고 氏族으로서 譜牒이 없으면 世系와 昭穆을 不辨하므로 自古及今에 姓이 있으면 반드시 譜가 있으니 모두 恨本을 잊지 않음이다. 根本을 잊지 않으면 孝悌가 自然히 行하여질 것이며, 따라서 宗族間에도 敦睦이 推及될 것이니 敦睦있는 宗族이 어찌 昌盛이 없으리요. 이것이 今日修講의 至意이다. 그러나 世級이 날로 降下하고 綱常이 漸漸蔑如되어 아비가 不子其子하고 자식이 不父不父하는 이때에 또 다시 社會潮流가 大都市로만 集中하여 父子兄弟가 故鄉을 떠나 各處에 散居하여 慶事가 있어도 賀禮가 없고 喪事가 있어도 弔慰가 없으니 相互來徃이 막혀 時月이 쌓이면 畢境은 路人相視가 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宗中諸氏가 이를 痛恨하여 修譜가 發議된바 詢謀僉同으로 敬慕齋에 譜所를 設置하고 各任員을 選定하여 推進中 任員諸氏와 諸族의 積極的인 協助로 不幾月에 竣工을 告하니 진실로 吾門의 慶幸이 이에 더할 바 없다. 願컨대 諸族은 이제 吾事가 完了하였다 하지 마시고 祖上의 忠義와 學行과 孝悌를 더욱더 課子責孫하여 門祚가 連綿케함이 앞서 말한 修譜의 至意임을 再三敬告하나이다. 譜役이 將竣함에 諸族이 不肖에게 弁文을 命하시니 敢히 사양할 수 없음으로 所懷의 一端을 叙하는 바이다.
光復後四十二年丙寅秋重陽節 遯菴先生十七代孫 昞植 謹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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